블록체인에서 거래되는 토큰화 주식의 월간 거래량이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 주식 가격에 연동된 상품을 디지털 지갑에서 거래하는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토큰을 보유하는 것과 해당 기업의 주주가 되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해지고 있다.

CoinDesk Data가 6일 공개한 ‘2026년 9월 스테이블코인·토큰화 자산 보고서’ 요약에 따르면, 9월 토큰화 주식의 온체인 거래량은 전월 대비 16.4% 증가한 156억 달러로 집계됐다. 보고서 집계상 Robinhood는 Binance bStocks를 제치고 거래량 기준 최대 플랫폼으로 올라섰다.

다만 이 수치는 토큰화 주식의 거래 규모다. 발행 잔액이나 시장에 새로 들어온 투자금과는 다르다. 같은 토큰이 반복해서 거래되면 거래량은 늘어나므로, 이번 증가율만으로 신규 투자자 수나 보유 자산 규모가 같은 폭으로 확대됐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주식 가격을 따라가도 주주는 아닐 수 있다

토큰화 주식은 주식이나 주식에 연동된 금융상품을 블록체인상의 토큰으로 표현한 상품을 가리킨다. 이름은 비슷하지만 토큰이 나타내는 법적 권리와 발행 구조는 상품마다 다르다.

투자자가 확인해야 할 것은 토큰에 어떤 기업 이름이 붙어 있는지뿐 아니라, 자신이 실제로 무엇을 보유하게 되는지다. 특정 주식의 가격 변동에 따른 손익을 얻는 권리와 해당 기업의 주주로서 행사하는 권리는 같지 않다.

Robinhood의 온체인 Stock Tokens가 그 사례다. 회사는 이 상품을 Robinhood Assets (Jersey) Limited가 발행하는 토큰화 채무증권으로 설명한다. 기초 주식의 경제적 성과에 연동되지만, 토큰 보유자에게 기초 주식이나 해당 주식 발행기업에 대한 법적·수익적 권리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설명도 명시하고 있다.

회사는 토큰을 기초 주식으로 1대1 뒷받침한다고 안내한다. 그러나 주식이 담보로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 토큰 보유자가 해당 기업의 직접 주주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담보의 보관 방식과 투자자가 행사할 수 있는 권리는 별도로 살펴야 한다.

배당도 현금 지급과 재투자를 구분해야

배당을 반영하는 방식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Robinhood의 온체인 Stock Tokens는 기초 기업이 지급한 배당금을 현금으로 나눠주는 대신 추가 주식 매입에 재투자하는 구조다. 이후 토큰 하나가 나타내는 주식 수를 조정하는 배율이 높아지는 방식으로 배당 효과를 반영한다.

이는 증권계좌에서 주식을 보유하고 현금 배당을 받는 경험과 다르다. ‘배당 지원’이라는 표현만으로 지급 방식까지 같다고 이해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같은 플랫폼 안에서도 상품을 구분해야 한다. Robinhood는 유럽 앱에서 제공하는 기존 Classic Stock Tokens를 주가에 연동되는 토큰화 계약으로 설명한다. 온체인 Stock Tokens의 발행 구조나 배당 방식을 기존 상품에 그대로 적용해 해석하면 혼동이 생길 수 있다.

거래할 수 있는 것과 상환할 수 있는 것은 다르다

투자자가 자금을 회수하는 경로도 중요하다. 시장에서 다른 투자자에게 토큰을 파는 것과 발행사에 상환을 요청하는 것은 서로 다른 절차다.

Robinhood는 온체인 Stock Tokens를 유통시장에서 매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일정 조건에서는 발행사를 통한 직접 상환도 가능하지만, 신원 확인과 자금세탁방지 절차 등의 조건이 붙는다. 구체적인 권리와 절차는 해당 상품의 발행 문서와 약관을 확인해야 한다.

블록체인에서 토큰을 이전할 수 있다는 사실은 원하는 가격에 즉시 팔 수 있다는 의미도 아니다. 거래 상대방이 부족하면 매도가 어려워지고, 매수·매도 가격 차이가 커지면 실제 회수 금액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전체 시장의 거래량 증가와 개별 상품의 유동성은 나눠서 봐야 한다. 토큰화 주식 시장이 커지더라도 모든 종목과 플랫폼에서 거래 여건이 함께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 독자가 확인할 것은 ‘접근성’보다 상품 구조

한국 독자에게 토큰화 주식은 익숙한 미국 주식 투자를 블록체인으로 확장한 상품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기존 해외주식 투자와 같은 권리와 보호 체계를 갖췄다고 전제하기는 어렵다.

우선 발행사가 누구인지, 기초 자산을 누가 보관하는지, 배당과 기업의 주식분할을 어떻게 반영하는지 확인해야 한다. 매도와 상환 조건, 발행사에 문제가 생겼을 때의 처리 방식도 상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정보다.

해외에서 제공되는 서비스라는 이유만으로 한국 거주자가 이용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도 안 된다. 이용 대상과 국가별 제한은 상품마다 다르며, 디지털 지갑에서 토큰을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이용 자격이 확인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보고서는 토큰화 주식 거래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투자자가 얻는 권리를 설명해 주는 것은 거래량이 아니라 각 상품의 발행 문서다. 주가를 따라가는 토큰인지, 어떤 권리를 가진 증권인지 구분하는 일이 시장 규모만큼 중요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