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거래소의 토큰증권(STO) 시장 참여 방안이 국정감사에서 논의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기존 거래소의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하자는 제안에 공감하며 인가 체계와 겸영 문제를 함께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별 거래소의 토큰증권 취급을 승인하거나 시장 진입을 허용하기로 확정한 발표는 아니다.
뉴스1·이데일리·이투데이의 국감 현장 보도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10월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서 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관련 질의에 이같이 답했다. 이 의원은 증권업에 필요한 규제와 투자자 보호 요건을 갖춘 가상자산거래소에도 토큰증권 시장에 참여할 길을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제안의 취지에 공감하면서 시장 상황과 투자자 보호를 고려해 인가 단위 통합과 겸영 방안 등을 살펴보겠다고 했다. 거래소가 보유한 주문·거래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을지와, 증권을 다루는 사업자로서 어떤 규제를 적용할지가 함께 검토 대상에 오른 것이다.
기존 금융위 정책의 출발점은 증권업 인가다. 금융위가 9월 4일 발표한 ‘토큰증권 정책방향’은 토큰증권만을 위한 별도 인가체계를 만들지 않고, 기존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 사업자가 해당 업무 범위 안에서 토큰증권을 취급하도록 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장외거래소가 토큰증권 거래를 지원할 때는 금융감독원과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할 예정이다.
따라서 ‘토큰증권 전용 추가인가가 필요 없다’는 설명을 가상자산거래소에도 별다른 인가가 필요 없다는 뜻으로 읽어서는 안 된다. 이는 이미 자본시장법상 인가를 받은 사업자의 업무 범위를 전제로 한 정책이다. 이번 국감에서 제기된 쟁점은 기존 가상자산거래소가 증권업 요건을 갖춰 참여하는 경로와 두 업무를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조건이다.
토큰증권은 새로운 코인의 한 종류라기보다 증권을 발행·관리하는 형식에 가깝다. 금융위는 주식·채권·수익증권 등 증권의 내용에 따른 규율은 자본시장법이 맡고, 분산원장을 활용하는 발행·관리 방식은 전자증권법 체계에 둔다고 설명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사용하더라도 증권으로서의 규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금융위 공식 자료상 개정 전자증권법 시행 예정일은 2027년 2월 4일이다. 다만 이 날짜가 가상자산거래소의 토큰증권 영업 개시일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국감에서 거론된 참여 방식과 인가·겸영 조건은 별도로 검토해야 할 사안이다.
이번 논의의 핵심은 국내 코인 거래소가 증권 유통으로 사업 범위를 넓힐 수 있는지다. 실제 참여 여부를 판단하려면 어떤 인가를 요구할지, 기존 가상자산 거래 업무와 증권 업무를 어떻게 구분할지, 투자자 보호 책임을 어떻게 정할지에 대한 후속 기준이 필요하다. 현재 확인된 것은 금융위원장의 검토 의사이며, 허용 대상과 시행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