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청이 가상자산을 이용한 불법 외환거래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서울세관에 전담팀을 구성한 데 이어 국경 간 가상자산 이전 내역을 점검하는 체계를 주요 대응 조치로 제시했다. 정부는 별도로 국내 거래소와 개인 지갑 간 이전까지 모니터링 범위에 포함하는 제도 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관세청은 14일 국정감사 반복 지적사항에 대한 개선 조치를 발표하면서 올해 7월 서울세관에 가상자산전담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가상자산이 불법 외환거래에 이용되는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발표에는 개정 외국환거래법을 통해 가상자산사업자로부터 국가 간 이전 거래 내역을 제출받아 점검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해당 자료에는 실제 수집을 시작한 날짜와 적용 법 조항, 제출 대상 및 주기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관련 법률의 시행 시점은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 가상자산이전업 등록과 이전 자료의 기관 간 통보 근거를 담은 개정 외국환거래법은 지난 6월 2일 공포됐으며, 오는 12월 3일부터 시행된다. 관세청의 대응체계 강화 발표를 새 등록·보고 제도가 이미 전면 시행됐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개정법 제8조의2는 가상자산이전업무를 하려는 사업자가 재정경제부장관에게 미리 등록하도록 규정한다. 특정금융정보법상 신고를 마치고, 이전 자료를 중계·집중·교환하는 기관과 전산망을 연결하는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제21조는 관계기관에 통보할 수 있는 자료에 가상자산 이전 정보를 추가한다. 제25조제2항 역시 관련 자료를 처리하는 기관의 업무 범위에 가상자산 이전을 포함하도록 정비됐다. 사업자의 등록과 거래 정보 수집·공유를 연결하는 구조다.

구체적인 적용 범위는 재정경제부가 지난 7일 입법예고한 외국환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에 담겼다. 개정안은 국내 가상자산사업자와 해외 가상자산사업자 사이의 이전뿐 아니라 국내 사업자와 개인 지갑 사이의 이전도 가상자산이전업무에 포함한다.

개인 지갑은 이용자가 직접 관리하는 지갑으로, 해외 거래소 계정과 구분된다. 이번 안은 해외 거래소로 보내는 거래에 더해 국내 거래소에서 개인 지갑으로 이동하는 거래도 관리 범위에 넣으려는 것이다. 다만 개인 지갑이 포함된다는 사실만으로 모든 지갑 간 거래가 보고 대상이 된다거나 해당 거래가 불법이라는 뜻은 아니다.

재정경제부 설명에 따르면 가상자산이전업자는 이전 내역을 외환정보집중기관인 한국은행 외환전산망에 통보하고, 해당 자료는 국세청·관세청·금융감독원·금융정보분석원과 공유·활용할 계획이다. 국내외로 이동하는 가상자산 정보를 모아 외환규제 우회와 불법거래를 파악하겠다는 취지다.

새 등록 의무의 주체는 가상자산이전업무를 영위하는 사업자다. 이번 개정 조항이 일반 이용자에게 모든 해외 코인 전송을 관세청에 건별 신고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거래에 적용되는 외환·세금 관련 의무와 사업자의 정보 보고 체계는 구분해야 한다.

시행령 개정안은 오는 26일까지 의견수렴을 진행한다. 정부는 심사와 국무회의 등 후속 절차를 거쳐 개정법 시행일에 맞춰 시행할 예정이다. 실제 보고 항목과 주기, 개인 지갑 거래의 세부 처리 방식은 최종 하위 규정과 업무 안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