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증권이 리플과 캔톤 재단으로 디지털자산 협력 범위를 넓힌다. 기관용 수탁 기술과 블록체인 네트워크를 국내 자본시장에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며 금융자산 토큰화에 필요한 기반을 준비한다.
메리츠증권은 캔톤 재단과 디지털자산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같은 날 리플도 메리츠증권과의 전략적 파트너십을 공식 발표했다. 두 협력 모두 현행 규제가 허용하는 범위에서 적용 가능성을 살펴보고, 국내 제도 정비에 맞춰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캔톤 재단과의 협약식은 이달 초 서울 여의도 메리츠증권 본사에서 열렸다. 리플과의 협약은 지난 1일 체결돼 7일 국내에 먼저 발표됐으며, 리플이 14일 자사 공식 채널을 통해 협력 내용을 공개했다.
메리츠증권과 캔톤 재단은 국내 금융자산의 토큰화와 이를 뒷받침할 디지털자산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한다. 금융자산을 토큰 형태로 발행·관리하는 방안과 캔톤 네트워크의 기관용 블록체인 인프라를 국내 자본시장에 적용하는 방안이 검토 대상이다.
캔톤은 금융기관이 요구하는 프라이버시와 통제 기능을 갖춘 블록체인 네트워크다. 공식 설명에 따르면 참여 기관이 데이터와 자산을 주고받으면서도 필요한 정보의 공개 범위를 관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금융거래 정보를 보호하면서 서로 다른 시스템을 연결하려는 기관의 수요를 겨냥한다.
메리츠증권은 캔톤 생태계 참여 기관과의 교류와 관련 프로그램 참여도 검토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협약으로 특정 금융상품의 발행이나 국내 고객 대상 서비스 개시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리플과의 협력에서는 ‘리플 커스터디(Ripple Custody)’와 토큰화 기술의 활용 가능성을 살핀다. 리플 커스터디는 금융기관이 디지털자산을 보관·이전·정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수탁 플랫폼이다. 양사는 메리츠증권의 기존 증권업과 현행 규제 범위 안에서 협력을 시작할 예정이다.
리플 발표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디지털자산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조각투자, 토큰증권, 거래 플랫폼, 원화 스테이블코인 등 관련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회사가 살펴보는 사업 영역으로, 각 상품의 출시나 인가 취득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두 협력은 금융자산을 토큰으로 만드는 기술과 이를 안전하게 보관·관리하는 체계를 함께 검토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토큰화는 자산에 관한 권리를 블록체인상의 디지털 토큰으로 표현하고 관리하는 방식이다. 실제 금융서비스로 운영하려면 토큰 발행뿐 아니라 이전 권한, 거래정보 접근, 보관 책임과 사고 대응 절차도 마련해야 한다.
다만 리플과 캔톤의 발표를 세 회사가 공동으로 하나의 플랫폼을 구축한다는 의미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공개된 내용은 메리츠증권이 각각의 상대방과 협력한다는 것으로, 두 기술을 연결하는 구체적인 구성이나 공동 서비스 계획은 제시되지 않았다.
리플과의 제휴가 가상자산 XRP의 도입을 뜻하는 것도 아니다. 이번 공식 발표에는 XRP를 보유하거나 결제·정산 수단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다.
현재 공개된 자료에는 우선 적용할 금융자산, 고객 범위, 상용 서비스 개시일이 명시돼 있지 않다. 메리츠증권의 협력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는지는 향후 공개될 대상 상품과 수탁·정산 구조, 필요한 제도적 요건의 충족 여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