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어스퀘어랩이 프랑스 디지털자산 인프라 기업 DFNS와 손잡고 국내 금융기관을 위한 디지털자산 지갑·수탁 인프라 구축을 추진한다. 은행 내부 전산환경에서 자산을 관리하고 거래 승인과 서명 권한을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15일 양사 공개자료에 따르면 이번 협력은 페어스퀘어랩의 기관용 지갑 플랫폼 ‘스피어(Sphere)’와 DFNS의 키 관리·거래 처리 기술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DFNS는 스피어에 자사 기술이 통합됐으며, 국내 여러 금융기관과 각 기관의 자체 운영환경에 맞춘 지갑·수탁 인프라 구축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디지털자산 지갑에서 중요한 것은 자산 이전을 승인하는 ‘개인키’의 관리다. 개인키가 유출되거나 권한 없는 거래에 사용되면 자산이 외부로 이동할 수 있다. 금융기관용 지갑은 키 보관뿐 아니라 누가 어떤 조건에서 거래를 승인하고 실행하는지까지 관리해야 한다.

양사가 활용하는 다자간 연산(MPC)은 여러 곳에 분산된 키 조각이 공동으로 서명에 참여하는 기술이다. DFNS는 완전한 개인키를 한곳에 모으지 않는 방식과 고객이 통제하는 하드웨어 보안 모듈(HSM)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HSM은 암호키를 보호하고 암호 연산을 수행하는 전용 보안장비다.

스피어는 금융기관 내부 서버에 설치하는 온프레미스 방식과 클라우드, 두 방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환경을 지원한다. 내부 설치형에서는 서명 노드와 키 조각을 은행 데이터센터에 두고 기존 HSM과 연동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인터넷과 분리된 환경에서 거래를 승인하는 오프라인 서명도 지원한다. 지갑과 거래 데이터를 해외 클라우드 인프라를 거치지 않고 국내에 보관할 수 있도록 구성하는 방식도 제시했다. 국내 금융기관의 망분리와 데이터 관리 요구에 맞춰 구축 형태를 선택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다.

거래 실행 전 통제 기능도 협력 범위에 포함된다. 금융기관별 승인 절차와 거래 한도를 설정하고, 거래 처리 과정을 감사기록으로 남기는 방식이다. 키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것과 별도로 잘못된 거래 요청이 서명 단계까지 전달되지 않도록 승인 체계를 갖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역할은 DFNS가 기반 플랫폼을 제공하고, 페어스퀘어랩이 국내 금융기관 시스템과의 연동 및 현지 지원을 맡는 구조다. DFNS는 기술 제공자 역할을 수행하며 자산과 시스템에 대한 통제는 해당 금융기관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향후 서비스 확장은 제도 변화에 맞춰 추진한다. DFNS는 기관이 비수탁형 지갑으로 시작한 뒤 국내 규제체계가 구체화되는 데 따라 수탁 업무로 확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술 인프라 제공과 고객 자산을 맡아 관리하는 수탁 서비스의 실제 개시는 구분된다.

이번 발표에는 구축에 참여한 금융기관의 이름과 계약 규모, 고객 대상 서비스 개시 일정이 포함되지 않았다. 은행별 실제 도입 범위와 운영 성과는 후속 공개가 필요한 상태다.